갈수록 글씨가 어려워져 쉽게 붓을 잡지 못합니다.
답보에 대한 불만과 변화에 대한 충동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무리하게 변화를 시도하면
자칫 교巧로 흘러 아류亞流가 되기 쉽고,
반대로 방만放漫한 반복은
자칫 고固가 되어 답보하기 때문입니다.
교巧는 그 속에 인생이 담기지 않은 껍데기이며,
고固는 자기를 기준으로 삼는
아집에 불과한 것이고 보면
역시 그 중中을 잡음이 요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서체란 어느덧 그 '사람'의 성정이나
사상의 일부를 이루는 것으로
결국은 그 '사람'과 함께 변화·발전해가는 것이
틀림없음을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