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장수산(長壽山) 1>
벌목정정(伐木丁丁)이랬거니 아람도리 큰 솔이 베혀짐도 하이. 골이 울어 멩아리 소리 쩌르렁 돌아옴즉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묏새도 울지 않어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과 밤이 조희보담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달려 흰 뜻은 한밤 이 골을 걸음이랸다? 웃절 중이 여섯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긴 내음새를 줏는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랸다. 차고 올연(兀然)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長壽山) 속 겨울 한밤 내 ······
≪문장(文章) 2호≫ (193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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