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sunrise & before sunset

<before sunset>의 줄리 델피 인터뷰

karmaflowing 2011. 8. 25. 14:06

 

출처: http://maxmovie.segye.com/movie_info/people_read.asp?idx=MI0000815224&mi_type=43&search=title

 

[인터뷰] <비포선셋> 줄리 델피 - 사랑을 말할 수 있는 나이
조회수 . 18649 | 200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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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선 라이즈> 후 9년이 지났다. 투명하지만 눈부신, 아침햇살같은 매력의 배우 줄리 델피도 이제는 저녁노을처럼 그윽한 눈빛을 가진 30대 여성이 됐다. <비포 선 라이즈>의 다음 이야기 <비포 선셋>의 대본작업에 직접 참여한 그녀는 '사랑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곳으로 가는 기나 긴 여정'이라고 말하며, 그 긴 여정의 두번째 이야기 <비포 선셋>을 찍었다. 해가 뜰 무렵 헤어진 두 남녀가 9년 만에 다시 만나 보내는 하루를 그린 <비포 선셋>은 사랑을 정의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그녀가 보내는 러브레터 같은 영화로 완성됐다.

Q: 이번 영화에서 극작가로도 참여하셨는데요.

A: 네, 같이 대본을 썼죠. 대본 뿐만이 아니라 동작 하나까지도 리허설 기간을 가졌었죠. 아주 자세하게요. 즉석에서 꾸며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아무런 노력 없이,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는 무용가라 해도 그 뒤에는 감춰진 수개월의 힘든 시간이 있다는 점과 같다고 생각해요. 수개월에 걸친 작업 시간이 있었죠. 저희에겐 수 주동안 리허설의 시간이 있었고 그건 곧 대본을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Q: 혹시 이런 세밀한 작업을 함께 한 후에 에단 호크씨와 리차드 감독에 대해 특별한 인연을 느끼지는 않으셨는지요?

A: 아뇨. 그런 건 없어요. 저희도 그 얘길 오늘 했죠. 하지만 저희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걸 꼭 집어 표현할 단어는 없어요. 그저 함께 잘 웃다가 영화에 대한 의견을 많이 내죠. 서로 간의 조화를 이루고 의견에 호응해주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죠.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영화예요. 단어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우정이라는 표현이 가까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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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말씀하셨듯이 굉장히 가까운 편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1편에 비해 에단 호크씨의 달라진 점을 평가한다면?

A: 많이 성숙된 것 같아요. 그 때도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였죠. 지금은 그 열 배쯤 되구요. 저도 많이 변했어요. 여유가 좀 더 많아졌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였는데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니거든요. 농담도 잘 하는 편이고, 주위에 대해 조금 더 여유로움이 많아졌어요.

그 때는 어렸었죠. 어렸을 땐 모든 걸 개인적인 걸로 받아들이잖아요.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고 더 쉽게 공격 당하죠. 하지만 지금은 절 공격하는 게 쉽진 않을 거예요.

Q: 이번 영화에서 굉장히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주셨는데 그 어떤 걸 따라 그린다는 느낌이랑은 틀렸던 것 같아요.

A: 네. 제 역할에서 어떤 게임을 하지 않는다는 그런 이미지가 중요해요. 그녀는 그녀 자신일 뿐이죠. 제가 원했던 인물도 그런 거구요. 제 자신의 모습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 많은 친구들이 전 머리 속 생각이나 말을 거르지 않고 그냥 내뱉는 성격이라서 늘 조심하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런 제 자신을 좀 숨기고 생각나는 대로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하지만 작업 하다 보니 그게 도움될 때도 있더군요.

에단 호크와 감독님도 같아요. 저희는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거든요. 여자들이 보통 그런 경우가 많은데 그럼으로써 여자다운 걸 어느 면에서 유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거든요. 이런 게 모두 아름다운 여성들이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제 친구들이 그러고, 일반적인 거라 생각해요. 그게 저희 모습인 거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전 그녀가 남자가 원하는 이상형에 맞춘 모습을 바라지 않았거든요. 그녀 자신의 모습을 원했던 거죠.

Q: 리차드 감독님의 좋은 점은요?

A: 제가 아주 좋아하는 분이예요. 제가 알고 있는 똑똑하고 아주 대단하신 분 중 한 분이시죠. 그리고 또 재미있는 분이시기도 하시구요, 집중력도 대단하세요. 하지만 고집스럽게 밀어대시는 분은 아니시죠. 설명은 못하겠는데, 때로는 늦추고 때로는 집중적으로 잘 섞어서 일하시는 분이예요. 조화가 아주 잘 이루어졌죠. 배우들이 작업하기에 아주 훌륭한 감독님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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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에단 호크씨는 이 영화가 5편까지 제작될 수 있다고 보셨는데 인물들의 얘기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A: 각각 자신의 모습대로 그리고 함께 했을 때 다른 이야기가 더 있을 거라고 봐요. 사랑엔 또 다른 단계가 많잖아요. 로맨틱한 점은 1편이었구요, 로맨틱하지만 좀 더 현실성 있는 사랑도 있죠. 다른 것도 있구요. 함께 지내다 보면 알게 되죠. 사람들을 통해서 많이 배워요. 9년 전엔 이런 영화 쓰는 건 생각도 못했었죠. 지금은 그 때 작품 쓰는걸 생각도 못 하는 것처럼요. 아주 재미있죠.

Q: 또 9년이 흐른 후에 이런 자리가 있을까요?

A: 다른 영화를 또 만든다면 9년은 아닐 거예요. 할 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아마 3년, 5년 또는 20년이 걸릴지도요. 만들기 어려웠던 건 이번 영화예요. 아무도 그 후의 속편을 기대하지 않았었거든요. 그 후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은 있었는데 그렇다고 속편을 기다린 사람은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만든다는 게 어려운 결정이었고 글쎄요, 다음요? 저희도 몰라요. 더 이상 사람들이 원하지 않을지도 몰르거든요. 저희도 그런 걸 바라는 건 아니예요. 그리고 또 다른 일도 있구요. 하지만 어쨌든 함께 작업하는 건 좋아요.

Q: 이번엔 1시간 30분을 같이 있게 되는데 사랑 찾기를 얘기하고 있군요. 아직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걸까요?

A: 사랑이 목표일까요, 여정일까요? 그들에겐 여정일 뿐이죠. 그 여정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Q: 사랑에 관해서 주인공은 꽤 까다로운 편인데, 실제 본인도 그러세요?

A: 저도 꽤 깐깐한 편이죠. 영화를 통해서 사랑에 관한 분석을 많이 했어요. 사랑이라는 게 완전히 상상에 맡겨진 컨셉이잖아요. 그런 존재도 달리 없죠. 로맨틱 사랑의 개념은 12세기쯤에 프랑스에서 생겨났죠. 하지만 제가 여자로서 감정을 느끼는 것과 사랑에 빠지는 점에 대해 깨달은 거라곤 유머 감각을 갖는다는 것 뿐이랍니다. 그게 제 방식의 사랑이예요. 특별한 일로 웃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항상 그런 건 아니죠. 가끔은 상처도 많이 받죠. 하지만 90%정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랑한다면 웃을 수 있으니까요. 나이가 들면서 깨닫는 것은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있고 본인이 건강만 하다면 다 괜찮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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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속에서 기타 치는 연기는 어떠셨어요? 꽤 자기 중심적인 성격의 역할이시던데요

A: 별 문제 없었어요. 익숙치 않은 척 연기를 했죠. 그 노래를 20번 정도 해서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어색해 하는 게 셀린느 역할이라서. 700명, 800명 되는 사람들 앞에서의 공연 장면도 있었어요. 전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열정적인 사람으로 변하거든요. 그 때는 셀린느가 아닌 제가 공연을 하는 거죠.

Q: 주인공들은 사랑에 관해 극단적인 편인데 실제 본인의 기억 중에 그런 적이 있나요?

A: 누군가의 방 문 앞에서 잠든 적이 있죠. 그만하면 꽤 극단적인 거죠?

Q: 그래서 잘 되셨나요?

A: 아뇨. 문을 두드리지 않았거든요. 하룻밤을 그렇게 울면서 자 본적이 있는데 너무 어렸을 때라서요. 수 년 전 얘기네요. 지금은 절대 그럴 일이 없죠.

Q: 깐느 영화제에 참여 소감은요?

A: 단편 영화였는데, 정말 좋았어요. 아주 잘 되었죠. 하루 동안에 찍은 아주 짧은 영환데 'I'M DYING, I'M AFRAID, I'M IN PAIN'이라는 제목으로 코미디였어요.

Q: 2편의 영화를 하고 난 후 에단 호크와의 우정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A: 에단 호크도 그렇고 리차드 감독님도 그렇고 우정 그 이상인 것 같아요. 저희 세 사람 함께요. 제가 에단을 좋아하는 것만큼 에단도 리차드를 좋아할 거예요.

Q: 종종 얘기 나누세요? 이메일로 서신을 주고 받으시나요?

A: 네. 서로 얘기 많이 하는 편이예요. 그냥 보통 절친한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3개월 어떤 때는 6개월 만에 연락해도 어제 얘기하던 것처럼 그런 느낌 드는 사이지요. 옛 연인을 만나 수다 떠는 그런 느낌 말구요. 친구일 뿐이죠.

맥스무비 / 정리 : 이미선 기자 suua@maxmovi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