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장원의 돌아가신 어른들 중에 어떤 분은 한 사람을 죽인 뒤 죽은 자를 추도하며 한 그루 나무를 정성스레 심었다 했다.
그 말을 처음에는 어쩐지 위선으로 받아들였으나 지금은 전혀 위선으로 새겨지지 않았다.
사람의 심성은 항상 나날이 알게 모르게 세상의 악함과 잔인함에 의해 같이 망가진다.
그래서 새로 의로움과 순수함으로 채우지 않으면 결국에는 나찰과 마귀처럼 심성이 피폐해지는 것이고,
나무를 심는 자체는 죽은 자를 위하면서도 스스로를 위하는 것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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