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31 삶은 알수록 괴롭고 순수할수록 아프다

karmaflowing 2008. 5. 26. 00:01

무의식 속에서 목불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앞서 웃던 모습과는 달리 왠지 처연한 모습이었다.

목불이 말했다.

"수고하고 괴로워하라.

그 모든 것은 사랑하는 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다.

얼마 후 네 혈육들에 닥친 일을 알게 되어 마음은 산산이 찢어지고 세상과 하늘에 대한 원망은 서리와 같이 사무칠 것이다."

목불이 다시 남지상을 물기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동안 너와 같이 있어 즐거웠다.

위급한 사람의 옷을 내게 갈아 입히듯 항상 다른 사람을 위하여 희생하는 마음을 버리지 마라.

이제 나는 먼 동쪽으로 갈 것이다.

너 또한 동쪽으로 올 것이다.

나는 먼저 그 곳에서 너의 길을 예비할 것이다.

나는 인간의 몸으로 나타나 있을 것이니 너는 나를 볼 것이다.

그 곳에서 나의 뼈를 갈아 바늘을 만들고 힘줄을 뽑아내어 실을 만들고 너의 상처 나고 찢겨진 마음을 치유할 것이다.

오직 기억하라!

세상의 모든 강은 고난의 다리 아래를 흘러 바다로 향하는 것을,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며 알고 있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길가의 개미는 자기 옆을 밟고 지나간 인간의 발걸음을 느낄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자기가 금방 죽음 직전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줄을 알지 못한다.

인간의 아는 바는 이와 같아 지금 자기 곁을 스치고

지나가는 위난과 운명을 알 수 없으니 모든 것을 쉽게 확신하지도 말고 판단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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