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34 흐르는 강물처럼

karmaflowing 2008. 5. 26. 00:02

이를 악무는 그의 마음 속 굳은 결심과 함께 돌아가신 사부의 모습이 강물에 어리며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사람이 마음을 배우는 이유는 가진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잘못 정의라는 이름 하에 애꿎은 생명을 해함을 경계함이라. 먼저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정신을 도야해라. 그리고 난 후 힘을 가져라. 그러고도 힘을 사용하기 전에 항상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정을 반드시 두어야 한다"

천외천의 무력을 지닌 천부의 인연을 남긴 사부가 잘못 남지상이 복수의 명목 아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심성에 물들까봐 경계하고 있었다.

돌아가신 부친의 모습 또한 강물에 함께 흐르고 있었다.

부친이 아픈 한쪽 다리에도 불구하고 흙이 묻어 있는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서는 어린 지상에게 근심스레 말하고 있었다.

"지상아, 원망과 복수의 감정은 가시가 되어 언젠가 네 심장을 찌를 것이다. 원망과 복수의 감정은 네 자신의 마음을 황폐시키고 결국 인성을 말살하여 네 스스로 파멸로 몰아 갈 것이다."

남지상은 이미 가시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다.

피가 돋고 있었다.

오히려 더 깊이 찌르고 싶었다.

"약한 사람들을 돕고 세상의 불의에 대한 의분만이 네 자신의 그러한 무너짐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모친과 죽은 동생들의 죽음에 대한 단순한 보복이 아닌 그 감정을 넘어서야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불의에 맞서고 물러서지 않고 네 스스로를 불꽃과 같이 산화할 수 있는 감정을 지속하는 것만이 너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강물은 여전히 황혼 속을 흘러 하류로 흐르고 있었다.

부친의 표정이 이제는 고통스러워했다.

"그리고 네 자신이 힘들고 상처받았다고 하여 주위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부러 표시는 말아라. 그들은 그들 자신의 짐만으로 충분히 힘들단다."

무거운 짐을 어린 지상이 같이 들어주고 있었다.

사람마다 각자 마음속의 말 못할 고뇌가 있는 법이고 살아가며 상처받은 사람은 그 자신만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강을 건너야 했다.

누구나 슬픔의 강물을 건너야 했다.

모두는 강물 속에 발을 담그지만 항상 같은 강물에 발을 담그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은 마치 바다로 향하는 강과 같이 저승에 있다는 삼도천이 흐르듯이 죽음으로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었다.

강호는 삶과 죽음과 사랑과 이별이 항상 혼재하고 있었다.

삶은 죽음이 옆에 있어 고귀했고 사랑은 이별이 있음으로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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