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의 맑은 목소리에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궁주가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리움의 파문이 일고 있었다.
"그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저와 반대의 길을 걸어 왔더군요. 이십여 년의 방황과 좌절의 세월을 돌아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두 사람의 길이 서로 마주친 것이지요.
그는 어렵게 자랐으나 항상 마음이 눈 쌓인 산야에 비치는 햇살같이 맑고 따뜻했죠. 불의에 대항하는 의기와 용기도 있었고요. 비록 적을 두려워하고 검을 쥔 손은 떨려도 지켜야 할 사람들을 위해 결코 물러서지 않고 항상 사람을 사랑하고 하늘을 공경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 본인은 자신의 그러한 장점을 모르고 지내지요. 항상 세상 고민과 남의 고민을 혼자 다하는 것 같고..."
…
사람의 행불행은 쉽게 생각하면 본인의 직접적인 의지와 행동에 의해 일어나는 것 같으나 실제는 여러 사람과 하늘의 신명의 보이지 않는 힘이 함께 작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코 행복하다고 섣불리 기뻐 말며 불행하다고 쉽게 좌절할 것이 아니다. 어느 먼 나라의 왕이 나이든 현자에게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에게 각각 들려주어야 할 한마디씩이 무어냐고 묻자 현자가 대답했다.
"제가 아는 바는 오직 한마디 말입니다.
'하늘아래 새롭고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변하여 가나니 오직 끊임없이 힘써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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