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이야기 도중에 백의 청년 윤중이 한 손으로 무릎을 치면서 흥에 겨운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무슨 사연이 있어 그대는 눈물로 편지를 써서는 종이배를 접느냐?
부칠 데도 없어 보이니 그대의 님은 하늘나라에 있느냐?
강에 종이배를 띄우누나!
배는 어디로 가는가?
낮이면 나이 먹은 늙은 자라가 이끄는 대로 물길을 가고
밤이면 북극성을 길잡이 삼아 은하수의 강을 건넌다
바람이 불면 비둘기의 날개로 돛을 삼고 비가 오면 연잎을 비옷 삼아 나는 꿈속에서나마 사랑하는 님을 만나리라"
노래는 계속 이어졌다.
이상하게 심상치 않게 들리는 노래였다.
남지상이 노래를 듣는 가운데 다시 백의청년을 살펴보았다.
노래를 부르는 와중에 비탄과 고통의 눈빛이 보였다.
아니 어떤 때는 차디찬 원한의 섬광이 보였다가는 다시 좌절 속에서 사그라졌다.
'소설 메모 > 검의 연가 中' 카테고리의 다른 글
69 꽃이 부끄러워 낯을 가리다 (0) | 2008.05.26 |
---|---|
66 푸른 버드나무의 노래 (0) | 2008.05.26 |
62 해당화의 언덕 (0) | 2008.05.26 |
60 빈 소라껍질은 파도소리를 기억하다 (0) | 2008.05.26 |
52 세월의 파도 (0) | 2008.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