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이제 사형이 땅을 짚고 일어났다는 것이지요. 제가 알기에는 절망의 땅에 쓰러져 본 사람이 아니면 결코 남의 좌절과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지요.
삶은 죽음이 곁에 있기에 고귀하며 사랑은 이별이 가까이 있기에 항상 소중한 것이지요.
천심은 좌절과 곤고의 세월을 겪는 버려진 땅, 버려진 이웃들과 함께 하기에 숭고해지는 것이죠."
그렇지만 인간의 앞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니 언제 그들이 다시금 만나지 않을 것이며, 만나는 순간 술잔을 같이 권하며 그 술잔에 독을 타지 않을 것이며, 또한 앞서 죽은 상유처럼 돌아서는 친인의 목에 검을 박지 않는다고 보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각오는 마치 저기 서행천의 강물에 흘러가는 거품과 같아서 작은 파도에서 그 형체가 물과 같이 헛되게 사라지는 법이니...
'소설 메모 > 검의 연가 中' 카테고리의 다른 글
88 낙엽이 가는 길 (0) | 2008.05.26 |
---|---|
86 여름 소나기가 나팔꽃잎을 두드리다 (0) | 2008.05.26 |
71 나무는 상처를 감싸안아 옹이를 만든다 (0) | 2008.05.26 |
69 꽃이 부끄러워 낯을 가리다 (0) | 2008.05.26 |
66 푸른 버드나무의 노래 (0) | 2008.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