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속껍질이 붉은 모과나무는 그러한 인간들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싸움에 관계없이 크고 작은 열매를 맺고 있었다.
남지상이 주워들고 있는 청강검의 손잡이 부분인 검자루도 이제 새로 만든 붉은 모과나무였다.
검자루 끝에는 붉고 푸른 수실과 은패가 매달려 있었고 은패에는 조그맣게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이제 나는 일어나서 높이 되리라’
그렇게 청운을 꿈꾸며 검자루를 정성스레 닦아주던 이름 모를 청년검수는 죽어 이 세상에 없었다.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잘못 한 순간의 방심이 영원한 죽음의 길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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