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

[펌] 대학원 유학시 지원학교 선정...

karmaflowing 2011. 6. 1. 15:42

http://eduhow.tistory.com/entry/대학원-유학-지원학교-선정하기-박사학위는-자격증이-아니다

 


이미 앞선 글에서 밝힌 바 있지만, 대학원 유학에 대한 오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지원학교를 선정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요약하면 많은 분들이 박사학위를 '자격증'의 일종으로 간주합니다. 그리고 유학은 자격증 취득에 어학 연수를 겸하는 과정 정도로 보십니다. 사실 '학위'가 일종의 자격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지자에 대해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증과는 달리, 박사학위 동안의 결과물은 논문 및 학술발표의 형태로 투명하게 평가되며, 따라서 박사학위의 가치는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학과(예:컴퓨터 사이언스)의 졸업생이라도, 연구 성과의 양과 질, 그리고 세부 전공에 따라 전혀 다른 진로를 택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학위 자체에서 오는 '자격'보다는 '실력'의 측면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US News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는 이유
이런 관점에서 학교 선정이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해 봅시다. 대부분 US News등 몇몇 기관이 발행하는 학과별 랭킹을 바탕으로 학교를 선정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상위에 랭크된 학교들의 이름은 다들 '그럴듯'하며, 실제로 좋은 학교도 많습니다. 하지만, '자격'보다는 '실력'이라는 기준으로 볼 때 이는 잘못된 방법입니다. '그럴듯'한 학교 이름이 훌륭한 연구 실적을 보장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학과별 순위가 세부 전공별 순위를 제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 전공인 정보 검색(Information Retrieval)에서 유메스는 최고 수준의 연구 실적을 내지만, US News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분야에서는 10위에 머무릅니다.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이는 기계학습, 자연어 처리, 비전, 로보틱스 등 인공지능의 다른 세부 분야와 합쳐서 점수를 산정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연구 그룹이 전무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CALTECH에서 검색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교수는 없습니다.)

또한, 유명한 학교중에는 (특히 석사 과정) 입학은 쉽지만 상당수를 중도 탈락시켜 졸업은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그런 경우 학교 분위기도 학생들간의 협력보다는 경쟁이 주가 되며, 교수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기에 앞서 평가하려고 합니다. 그런 환경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에 집중하기는 힘든 일입니다. 


나를 전문가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은?
학교 선정의 더 나은 기준은 '내가 선택한 분야에서 나를 전문가로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학문적 성취의 기준이 논문이라는 점을 고려할 떄 적절한 방법은, 관련 분야의 탑 저널이나 학회지에 가장 좋은 논문을 많이 내는 곳이 어느 학교의 어느 그룹(교수님)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석사 공부를 한 분이라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학부생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논문이라는 것에 친숙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목과 초록 정도를 훑어보는 것은 큰 전문 지식을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출판물을 토대로 학교를 선정하는 방법에는 몇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자신이 선택한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가장 정확히 반영하는 지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교 랭킹은 세부적인 분야의 연구 실적을 반영하지 못하며, 또한 실제 연구 성과가 랭킹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두번째, 학교 랭킹을 따르는 것 보다 좀더 경쟁이 덜 치열한 곳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서는 줄 대신에 자신에게 맞는 줄을 찾은 셈이니까요. 세번째, 논문 주제를 살펴보면 자신이 그런 연구를 하고 싶은지, 그리고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맞는 분야인지 판단할 수습니다. 네번째, 해당 논문의 저자인 교수님이나 학생들의 연락처를 바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최신 연구 성과를 만들어 낸 바로 그 사람들은 당연히 가장 좋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몇가지를 덧붙이자면, 학교에 대한 문의는 교수님보다는 학생들에게 하는 것이 좀더 자세하고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졸업 직전의 학생이나 신입생은 피하는 것이 더 알찬 정보를 얻는 요령입니다. 또한 지원시에 자신의 전공을 고집하지 말고 관련 분야의 대학원 프로그램도 살펴보기 바랍니다. 저는 컴퓨터 사이언스 학과에서 검색 공부를 하고 입지만, 저는 학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었고, 2006년 당시에 인지과학, 심리학, 도서관학 등 이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에 지원하였습니다.


마치며
학교 이름을 중시하는 풍조는 어쩌면 우리나라 입시 교육이 낳은 부산물일 겁니다. 하지만, GPA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결과물이 없는 학부와 달리, 대학원과정을 마치고 남는 것은 학교 이름보다는 어떤 세부전공에서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라는 것을 명심합시다. 특히 박사과정을 마친 후에 연구소나 대학에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대부분 자신의 연구 내용을 한시간 가량 발표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며, 이 과정이 최종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됩니다. 즉, 대학원 연구의 결과물은 철저히 실력 위주의 평가를 거치게 됩니다. 반복하지만, 대학원 학위는 자격증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