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그 날이 오면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라! 동방의 대왕이 부활하리라. 이땅을 행복하게 지배하리라. 숲속의 두견새는 날카롭게 울고 가시나무 위 검은 지바뀌가 온갖 욕설을 해댄다. 새들아, 지저귐을 멈추고 운명의 날을 대비하라. 한 자루의 명검은 두 자루의 귀검을 탄생시켰으니 그날이 오면 숲은 베어..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56 창밖은 어둠 속에서 더욱 환해지다 "그대, 비록 밖에는 세찬 비가 내리고 정다운 별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대 창문을 닫지 마라. 창밖은 본래 어둠 속에서 더욱 환해지는 법이다. 사람들은 세상이 그립기에 단절의 벽면을 뚫고 창문을 만들었으나 세상을 또 두려워하는만큼 창문을 작게 만들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은 단지 각자의 창문 ..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49 흔적없는 길 공산무인空山無人 사람은 떠나고 산은 비어 있으나, 수류화개水流花開 물은 끊임없이 흐르고 꽃은 시시각각 피어난다. 곧 내 안에 내가 없고 상대를 이기려는 본능과 의지만이 지배한다. 심우만변尋牛萬變! 잃어버린 소를 찾아 흔적없는 길을 떠나다! 니우도강泥牛渡江! 진흙소가 강을 건너다! 니우경..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38 나는 그 곳에 있고 싶다 노인의 나지막한 말이 계속 이어졌다. "산서성의 우리 고향 마을 회현에는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격언이 있단다. '큰 배는 작은 소슬바람에는 출항하지 않는다. 나중 바다를 건너온 동남풍이 불 때까지 닻줄을 손보고 때를 기다리는 법이다'라는 격언과 같이, 그렇게 나는 어릴 적 꿈을 키우고 현실에..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33 그림자의 무게 산은 멀리서는 청량해 보이나 안으로 들어가면 차가운 삭풍이 뼈를 에운다. 인생도 그와 같아서 멀리서 보면 아름다우나 실제는 고통스러운 법이다.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32 물은 출렁이지 않아도 깊다 물아일체物我一體! 만물과 나 사이의 구별을 없애고 만물과 내가 함께 변화하다 좌망坐忘! 나와 만물과 옳고 그름의 모든 차별을 잊어버리다 세상은 넓다. 하늘은 빛나지 않아도 빛나는 해와 별로 인해 충분히 넓었고, 물은 출렁이지 않아도 깊었다.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12 화분의 꽃은 아무데나 뿌리내리지 않는다 천연天淵 솔개는 하늘을 날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뛴다 운영雲影 하늘빛과 구름 그림자가 함께 배회한다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
10 우리 사랑의 삶이 죽음보다 짧더라도 지금 붉은 저녁 석양은 지는데 아침에 나간 그대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가 지금 계절의 끝에서 흰눈은 내리는데 봄동산에서 머리에 꽃을 꽂아 주던 그대는 어디 먼 곳에 있는가 사랑하는 그대여, 부디 그 노래소리 아무도 듣지 못하더라도 노래하라 그대여, 우리 사랑의 삶이 비록 죽음보다 짧더라도 기..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08.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