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과거로 회귀되는 것이다.
탑은 시간의 주재자로서 원하는 장면을 만드는 것이다.
...(중략)...
"이정, 미혹되지 말아라!"
동시에 무상검이 말했다.
"무상은 무엇인가! 오온개공(五蘊皆空)이라! 물질인 색(色)과 정신인 수(受), 상(想), 행(行), 식(識)의 다섯 가지를 쌓는(蘊) 것이니, 오온은 삼라만상 세상만사를 의미하니, 곧 인생무상을 의미하는 바이다. 설니홍조(雪泥鴻爪)라! 눈 위에 난 기러기의 발자국은 눈이 녹으면 없어지니 인생의 자취가 눈 녹듯이 사라져 실로 무상하도다."
무상검이 삼라만상의 춤을 추었다.
이정이 겪는 모든 것을 사람들이 지켜보았고 이정이 느끼는 바를 모두 같이 느끼고 있었다.
영웅탑, 곧 시간의 탑은 그동안 7명이 부수어 관문을 통과했다.
그런덱 관문을 통과하는 방법이 각각 달랐다.
어떤 이는 신발을 벗고 윗옷마저 벗어 깔고 앉았고, 어떤 이는 노래를 했고, 어떤 이는 한참을 하늘을 향해 소리내어 웃더니 검을 부러뜨렸다.
그리고는 탑림을 지나 천무련주와 대결을 펼친 것이며 그 대결 또한 많은 이들이 지켜보았다.
오늘 이 생사회는 명예와 목숨과 세력의 대결이며 내일 해가 새로 뜨면 무림의 새역사를 쓰기에 천무련주는 모든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각자가 무림제일로 꼽히는 초대받은 손님들, 그리고 구산오강의 사지를 거쳐온 영웅들에게만 허용된 세상이 바뀌기 전 하루르 같이 하며 증인이 되는 특혜를 부여한 것이다.
한편, 그렇게 시간의 탑은 사람과 능력에 따라 가진 비밀을 벗게 하는 방법이 달랐다.
이정이 무상검의 춤사위를 따라 같이 검을 움직이며 말했다.
"거울을 비추라
의식의 거울을 비추라
그런데 거울 안에 있던 모든 것이 있되 이제 거울 앞을 떠나야 하나니
내가 떠나면 거울 속 사물은 사라지고 거울만이 남게 된다.
이것이 무착(無着)이다.
거울 앞을 떠나면 거울은 아무 것도 없게 된다.
알되 편견을 갖지 말라
사랑하되 집착하지 말라
이것이 무착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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