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당신은 무소불위의 천인혈에게도 약점이 있다는 것을 여지껏 모르고 있었을 것이에요.
나는 비록 빈그릇과 같이 텅비게 되나 당신 역시 무사하지 못할 것이에요.
사부님은 어느 날 저를 불러앉혀놓고 말했죠.
순수와 순수하지 못함이 합치면 순수가 되니 이는 선이며, 그러나 세상에 극히 드문 현상이다.
그리고 순수와 순수하지 못함이 합치면 순수하지 못함이 되니 이는 악이며, 세상 모든 이치가 이렇다 했어요."
천무련주가 심상치 않은 그녀의 말에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악현상이 신비롭게 웃었다.
그러나 공력이 모두 사라지는 그녀의 신태가 바람앞 등불같이 위태로웠다.
"잡아둔 천명의 악인들의 목숨으로 하루 사이에 이룬 당신의 천인혈 기운은 순수하고 완성된 것이죠.
반면 오랜 기간에 걸쳐 비무로 천 명의 목숨을 앗은 내 기운은 완전하지 않고 변형된 것으로 불순한 것이죠. 더구나 사부님의 오랜 복수의 집념에 의해 당신이 익힌 천인혈과는 결코 공존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죠.
당신의 기운은 나와 같은 기운인지라 내 천인혈의 기운을 짐승과 같이 마음껏 포식할 것이에요. 그러나 내 기운은 당신의 완전한 기운 속에서 또 다른 생명의 뿌리를 내리니 당신의 순수한 기운은 같이 불순한 기운으로 변질 될 것이에요.
그리고 그 불순한 기운은 당신이 애써 쌓은 내면 우주의 조화를 깨뜨리고 싸우게 하며 폭주시킬 것이에요."
천무련주가 그녀의 말에 깨닫는 것이 있어 안색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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