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마음의 무게 잠시 후 이야기 도중에 백의 청년 윤중이 한 손으로 무릎을 치면서 흥에 겨운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무슨 사연이 있어 그대는 눈물로 편지를 써서는 종이배를 접느냐? 부칠 데도 없어 보이니 그대의 님은 하늘나라에 있느냐? 강에 종이배를 띄우누나! 배는 어디로 가는가? 낮이면 나이 먹은 늙은 ..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62 해당화의 언덕 말을 이어가고 있는 그녀의 맑은 목소리에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궁주가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리움의 파문이 일고 있었다. "그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저와 반대의 길을 걸어 왔더군요. 이십여 년의 방황과 좌절의 세월을 돌아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두 사람의 길이 서로 마주친 것이지요...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60 빈 소라껍질은 파도소리를 기억하다 "세상의 쾌락을 깊숙이 맛본 자가 눈앞의 쾌락을 거부하고 벗어날 수 있는 자가 과연 몇 명 있겠는가? 마음으로는 쾌락을 거부할 수 있을지언정 진정 육체가 쾌락에 길들어져 있을 때, 누가 감히 쾌락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금화영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처음부..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52 세월의 파도 여인은 꿈을 꾼다. 갯메꽃은 바닷가의 모래밭에 피어나는 꽃이었으나 여인은 이곳에 옮겨와 심었다. 연홍색으로 활짝 피어난 꽃은 아침에는 밝게 빛나고 오후에는 시들곤 했다. 유독 광택이 나서 밝은 햇살아래 눈이 부셨다. 여인은 갯메꽃을 볼 때마다 한 기억의 단편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물을 둘러..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50 내 마음의 화원 가난이여! 쇠는 뜨거운 불 속에서 다시 태어나 명검이 되고 물은 혹한을 거쳐 단단한 얼음이 된다 가난과 고통은 사람을 부귀롭게 하지 않으나 그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크나큰 지혜를 배워라. 가까이 불이 켜진 도관에서 한 나이가 지긋한 도인이 사람들에게 도경을 읽어 주고 있었고 듣고 있는 사람..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46 사랑하는 자야, 일어나 함께 먼길을 가자 또 다른 오른쪽의 마안이 이번에는 조용히 속삭였다. "관조하고 세상을 벗어나라"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남지상의 가슴에는 허무만이 밀려왔다. 그냥 여기 영원히 안착하고 싶었다.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두가 부질없었다. 그의 의지가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 목불이 아까와 같이 말했다. "너의 작..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43 그림자의 춤 진정 어린 말은 어떤 미사여구보다도 사람의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말하는 가운데 크고 맑은 두 눈에 물기가 맺힌 남영을 쳐다보던 남지상은 문득 자신의 어리석음이 깨달아졌다. 세상은 자기만이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늘아래 누가 하루를 아무 일 없이 마음 편히 보낼 수 있을 것인가? '..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37 기억의 너머 부평초는 물을 따라 해와 달에 길을 물으며 바다로 흘러가고 으악새의 홀씨는 바람을 따라 기러기에게 길을 물으며 남으로 떠나간다. 사람이란 가는 곳마다 정이 남으니 어디 간들 그리움은 풀리지 않고 오히려 쌓이기만 하는구나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36 7월의 노래 세상은 하나를 앗아가면 대신에 다른 하나를 가져다주는 것인가? 그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일희일비하고 있었다. 모두가 조삼모사에 속은 원공袁公을 경계하면서도 그리고 새옹지마의 고사를 새옹 본인보다도 더욱 잘 알면서도 하나의 슬픔에 울었고 하나의 기쁨에 채 눈물 자욱이 마르기 전에 또..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
34 흐르는 강물처럼 이를 악무는 그의 마음 속 굳은 결심과 함께 돌아가신 사부의 모습이 강물에 어리며 그에게 말하고 있었다. "사람이 마음을 배우는 이유는 가진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잘못 정의라는 이름 하에 애꿎은 생명을 해함을 경계함이라. 먼저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정신을 도야해라. 그리..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8.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