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시간의 탑 "천무련주는 아침 우리에게 숙제를 내었다. 그가 이곳에 새벽부터 혼자만의 힘만으로 20개의 탑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그 탑들을 영웅탑이라 불렀다. 영웅탑은 시간의 탑이며 곧 과거와 현재에 걸쳐 표지가 되는 것으로 시간의 비밀을 아는 자만이 이를 깨뜨릴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오늘 해질 무렵.. 소설 메모/느리게 흐르는 강 中 2011.08.07
90 죽음으로의 여정 마기의 해일이 덮치고 그 해일 속에서는 모두가 어두웠다. 단지 여인봉의 봉우리만이 공중에 뜬 모습으로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불빛 하나 없었다. 마치 어릴 적 꿈 백일몽 속의 공간과 같았다. 달아나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마의 바다의 영역! 억누를 수 없는 공포가 그들 사이에 엄습했다. 그.. 소설 메모/느리게 흐르는 강 中 2011.08.07
89 돌아오지 않는 손님 떨어뜨린 검 손잡이에 달린 붉은 수실이 핏물을 머금었다. 생명이 붉은 꽃잎처럼 빗물 속에 낙화되며 짓밟혓다. 이정이 이번 싸움에서 얼마의 목숨을 빼앗았는지 모른다. 부지불식간에 무의식중에 한 금의인이 그 앞에 나타났다. 금의인이 웃었다. 이정이 물었다. "당신은 누군가요?" 금의인이 말했다... 소설 메모/느리게 흐르는 강 中 2011.08.07
88 물의 경계 그녀가 내딛는 걸음걸이마다 마치 여인봉 봉우리가 살아서 움직이는 듯 산악의 중압감이 깃들어 있으니 더 이상 공간과 시간은 검절만의 것이 아니었다. 악현상이 검절을 향해 냉랭히 말했다. "그대 몸에 만신이 함께 거하여 인간으로서 누구도 당신을 이길 수 없다면, 나 또한 인간이길 포기하리라!" .. 소설 메모/느리게 흐르는 강 中 2011.08.04
86 위대한 이름 악현상이 자신이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과 환각을 구분할 수 없게 되는 심마에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들은 적이 있었다. 빙의! 빙의는 귀신과 영만이 아닌 자연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다. 빙의한 영매는 섭혼의 능력으로 대상을 지배하는 것이며 단순한 눈빛만에 의한 섭혼이 아닌 .. 소설 메모/느리게 흐르는 강 中 2011.08.04
송하문인 목차 송하문인松下問人 序 - 송하문인, 소나무 아래에서 귀인을 묻다 1 석류나무 아래에서 2 별헤는 밤 3 나무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4 말리화 향기는 헤어진 사랑을 이어주다 5 우리 사랑을 위하여 6 나무와 같은 세월만큼 눈비를 맞는다는 것 7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다 8 가을밤의 서신 9 돌아.. 소설 메모/느리게 흐르는 강 2011.02.06
장평소전 목차 1 산은 비어있고 사람들은 강으로 모여들다 2 사람 사이에 산이 있고 강이 흐르다 3 우리 사랑의 삶이 죽음보다 짧더라도 4 화분의 꽃은 아무데나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5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나이 6 매화는 향기를 팔아 안락을 구하지 않는다 7 인연은 자신도 모르게 길을 만들어 사람을 웃게 만들고 .. 소설 메모/공산만강 2011.02.06
90 인생의 바다에 내리는 비 자정이 가까운 삼경 무렵 장평이 황유정과 교대로 국주의 침상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황유정과 모친은 오늘 많이 바빴고 특히 황유정은 내일 아침 일찍 마정의 행방을 찾아야 했기에 황국주 곁에서 밤을 장평이 새우기로 했다. 장평이 늦은 밤 국주의 침상 곁 의자에 홀로 앉아 있었다. 부엉! 부엉이가.. 소설 메모/공산만강 中 2010.10.11
75 이제 나는 일어나서 높이 되리라 가을의 속껍질이 붉은 모과나무는 그러한 인간들의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싸움에 관계없이 크고 작은 열매를 맺고 있었다. 남지상이 주워들고 있는 청강검의 손잡이 부분인 검자루도 이제 새로 만든 붉은 모과나무였다. 검자루 끝에는 붉고 푸른 수실과 은패가 매달려 있었고 은패에는 조그맣게 글씨.. 소설 메모/검의 연가 中 2009.11.11